위례신도시는 애초부터 행정적 불편을 안고 출발한 도시다.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시, 경기 하남시에 걸쳐 조성된 이 신도시는 생활권은 하나인데도 불구하고 행정 구역은 셋으로 갈라져 있어 주민 불편이 끊이지 않았다.

초기 개발 단계에서부터 “위례는 단일 행정구역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지만, 실제 행정 절차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 대신 세 지역이 각각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도시를 관리하면서, 대중교통 노선, 학교 배정, 각종 기반시설 설치에서 주민 혼란이 이어졌다. 위례의 가치는 서울 강남권과 가까운 입지 덕분에 높았지만, 행정상의 이중적 구조는 일상 속 불편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꾸준히 지적됐다. 실제로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이 학교를 보내려면 주소지 때문에 불이익을 본다”거나 “서울 위례와 하남 위례 간 아파트 값 차이가 크다”는 불만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3개 지역 통합 논의와 주민 불만의 확대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정치적 화두로 확장됐다. 2010년대 중반부터 위례 일대 주민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 모임에서 “3개 자치단체가 나뉘어서는 도시 발전이 어렵다”는 문제를 공론화했다. 당시 일부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위례신도시의 행정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광역단체 간 이해관계, 재정 문제, 정치적 계산이 맞물려 결국 논의는 흐지부지 사라지곤 했다. 그러나 위례의 주거 규모가 커지고, 입주민 수가 수만 명에 달하면서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위례 주민 수는 2025년 8월 현재 약 12만 명에 달하는데, 이는 단일 기초자치단체로 두터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규모 수준이다.

2023년 메가서울 논의와 서울 편입 움직임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23년 ‘메가서울’ 구상이 불씨를 다시 지폈다. 정치권에서 제기된 메가서울은 수도권 광역도시권을 하나의 행정체계로 묶어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비전인데, 위례 주민들에게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의 기회로 다가왔다. 특히 하남 위례와 인접한 감일지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하남 감일·위례 서울편입추진위원회’가 결성되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들은 “서울과 생활권이 사실상 일치하는 만큼, 행정구역도 서울로 편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주민 청원도 이어졌는데, 2023년 말에는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위례신도시의 서울 편입 및 단일행정구역 통합 요청”이 등록되며 여론이 가시화됐다. 청원에는 위례 개발 당시 행정구역을 나누어 놓은 것이 불합리하다는 지적과 함께,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서울 편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담겼다.

하남시의 고민, 재정 딜레마와 주민 요구 사이

하남시 역시 이 문제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서울 편입 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을 만나 “시민의 뜻을 존중하며 필요한 검토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하남시 차원에서도 편입 논의가 단순한 정치적 이슈가 아니라 실제 행정과 지역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제임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하남시 입장에서는 딜레마도 존재한다. 위례와 감일이 서울로 넘어간다면 시 재정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하남시의 재정자립도는 서울에 비해 낮은 편이며, 위례는 세수 기반을 보강하는 핵심 지역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하남시가 주민 여론을 존중하겠다고 하면서도, 실제 편입 추진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시와 정치권의 반응, 남겨진 과제

서울시의 입장도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서울은 이미 과밀화 문제를 겪고 있고, 추가적인 행정 수요를 떠안을 경우 도시 운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서울 편입을 통해 주민 불편을 줄이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메가서울 구상은 단순한 행정 편입을 넘어 수도권 전체의 교통, 주거, 산업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관리하자는 비전이기 때문에, 위례 문제는 그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위례 편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과천, 광명, 구리 등 서울과 경계가 맞닿아 있는 도시에서도 서울 편입을 요구하는 주민 움직임이 일부 포착되고 있다.

결국 하남 위례의 서울 편입 논의는 단순히 한 신도시의 문제를 넘어, 수도권 행정구역 체계 전반을 재구성할지 여부와 맞닿아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생활권 일치와 부동산 가치 상승이라는 실익이 걸려 있고, 지자체 입장에서는 재정과 권한의 문제로 이어진다. 정치권은 이를 새로운 수도권 발전 전략의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위례신도시가 개발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행정 통합이나 서울 편입 논의가 단순한 구호를 넘어 실제 제도적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쟁점으로 다시 한 번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위례의 서울 편입 논의는 과거의 유산이자 현재 진행형의 쟁점이며, 수도권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위례신도시 하남 위례, 서울 편입 가능할까? 초기 통합 구상부터 메가서울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