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광고에서 ’84형’을 보고 공급면적 표에는 110㎡가 쓰여 있으면 서로 다른 집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두 숫자는 같은 집을 서로 다른 범위로 잰 것이다. 전용면적과 공급면적을 섞어 비교하면 분양가가 비싼지, 방이 넓은지, 관리비가 어느 정도인지도 잘못 읽기 쉽다. 특히 오래된 ‘평형’ 표현이 함께 붙으면 숫자가 한 번 더 바뀐 것처럼 보인다.
2026년 9월 24일 기준 주택법 시행규칙 제2조는 주거전용면적 산정 방법과 공용면적 구분을 정한다. LH의 주택형별 정보 화면도 전용면적, 주거공용면적, 기타공용면적, 계약면적을 별도 열로 보여 준다. 단지의 정확한 수치는 입주자모집공고와 공급계약서의 면적표를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
전용면적은 세대 내부를 읽는 첫 숫자다
전용면적은 한 세대가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의 법적 면적이다. 아파트의 방, 거실, 주방, 욕실 등 내부 공간을 떠올리면 방향을 잡기 쉽다. 다만 같은 전용면적이어도 벽체 두께, 평면 구성, 복도 길이, 수납공간 배치에 따라 체감 넓이는 달라진다. 84㎡라는 숫자만 보고 두 집의 가구 배치가 같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발코니는 전용면적 표의 숫자와 별도로 봐야 한다. 확장 여부에 따라 실제로 쓸 수 있는 공간과 동선이 달라지지만, 확장된 공간을 전용면적에 단순히 더해 ‘전용 100㎡’라고 부를 수는 없다. 발코니 확장과 옵션 비용을 따로 살펴야 하는 이유다. 분양 광고의 넓어 보이는 사진과 공고의 전용면적은 같은 종류의 정보가 아니다.
주택형 이름에 84A, 84B가 붙었다면 전용면적은 거의 같아도 평면이 다를 수 있다. 방 개수와 향, 현관부터 거실까지의 동선, 실외기실 위치를 비교한다. 타입별 공급면적이나 공용면적이 조금씩 다를 수도 있다. 같은 ’84형’을 원하는 이유가 넓은 거실인지, 독립된 방인지 먼저 정하면 평면도를 더 정확히 읽을 수 있다.
공급면적에는 함께 쓰는 주거공용 부분이 들어간다
분양 안내에서 흔히 쓰는 공급면적은 전용면적과 주거공용면적을 합친 숫자다. 주거공용면적에는 계단, 복도, 공동 현관처럼 여러 세대가 함께 쓰는 공간의 배분 면적이 포함된다. 따라서 공급면적이 크다고 그 차이만큼 내 거실이 넓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마다 복도 형태와 동 배치가 달라 전용면적이 같아도 공급면적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과거의 ‘몇 평형’이라는 말은 공급면적을 평으로 바꾼 관행과 연결된다. 단순히 3.3㎡로 나누어 감을 잡을 수는 있지만, 광고가 전용면적 기준인지 공급면적 기준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30평대’라는 표현만 듣고 두 단지를 비교하면 서로 다른 면적을 나눈 결과일 수 있다. 숫자를 비교표에 적을 때는 단위를 통일하고 기준 열을 함께 표시한다.
공급면적의 크기는 분양가를 볼 때도 의미가 있다. ‘평당 분양가’를 광고에서 보았다면 그 평당이 전용면적 기준인지 공급면적 기준인지 물어야 한다. 분모가 바뀌면 같은 총분양가도 평당 금액이 달라진다. 비교하려는 두 단지의 총분양가와 전용면적을 같은 방식으로 놓고 보아야 실제 가격 차이를 읽을 수 있다.
기타공용과 계약면적은 또 다른 숫자다
지하주차장, 관리사무소 등 주거공용과 구분되는 다른 공용 부분의 배분 면적도 공고에 표시될 수 있다. 이를 더한 계약면적은 공급면적보다 커진다. 계약면적이 커졌다고 세대 내부가 넓어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집에 전용·공급·계약면적 세 수치가 있는 까닭은 각각 포함하는 공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차장 면적이 표시되어 있다고 해서 그 세대에 주차 공간 하나가 소유권으로 따로 주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주차 가능 대수와 이용 규칙은 관리규약, 주차장 규모, 세대별 배정 방식으로 확인한다. 면적표만으로 실제 주차 편의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계약면적의 큰 숫자를 생활 편의의 직접 지표로 쓰기보다 단지 시설의 구성과 운영을 따로 살핀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은 면적 표시와 실제 체감의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공급 유형별로 적용 규정과 공용면적 비율이 다르므로 아파트의 전용률을 그대로 대입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은 책상과 침대가 들어갈 실제 공간일 수 있다. 면적표를 읽은 뒤에는 치수가 표시된 평면도와 현장 상태를 함께 확인한다.
비교표에는 같은 열의 숫자만 나란히 둔다
두 집을 비교할 때 첫 열은 전용면적으로 통일한다. 다음에 공급면적과 주거공용면적, 별도 발코니 확장 여부를 적는다. 그 뒤 방 배치와 수납, 창 방향을 써야 숫자와 생활 공간이 연결된다. 같은 전용 84㎡인데 공급면적 차이가 크다면 내부가 넓어서가 아니라 함께 쓰는 면적 배분이 다른지 먼저 확인한다.
분양가를 나눠 ‘㎡당 가격’을 구할 때도 분모를 명확히 한다. 전용면적 기준 가격과 공급면적 기준 가격을 혼용하면 싼 집이 비싸 보일 수 있다. 동시에 옵션비, 층별 가격 차이, 중도금 조건을 포함하지 않은 숫자라면 실제 부담과도 다르다. 면적 비교는 가격표를 이해하는 첫 단계이지 계약 총비용의 완성된 답은 아니다.
전용·공급·계약면적 중 무엇이 더 ‘진짜’냐는 질문보다 어떤 질문에 어떤 숫자가 필요한지 보는 편이 유용하다. 가구 배치와 생활 공간에는 전용면적과 평면도, 분양가 비교에는 같은 기준의 면적, 공용시설의 구성에는 공급·계약면적을 함께 본다. 공고문의 한 줄을 볼 때 포함된 공간을 말로 풀어 쓰면 숫자 세 개가 더는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