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만기가 다가오는데 괜찮은 집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지금 사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아 잔금을 치를 수 있을까요. 집값 전망을 따지기 전에, 보증금이 돌아오는 날과 매수대금이 나가는 날 사이를 어떻게 메울지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전세보증금을 아직 받은 돈으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매수 자금표를 만들 때 전세보증금 전액을 ‘보유 현금’에 넣는 실수가 잦습니다. 임대차가 끝나고 실제로 반환받을 날짜가 확정되지 않았다면 그 돈은 아직 사용할 수 없습니다. 계약금, 중도금, 잔금 각각의 날짜에 통장에서 나갈 금액과 그날 확실히 들어올 금액을 나란히 적어야 합니다.
새집의 잔금이 전셋집 보증금 반환보다 먼저라면 그 차이를 메울 자금이 필요합니다. 대출을 받기로 마음먹었다는 것과 대출이 승인돼 실행될 수 있다는 것은 다릅니다. 심사 기간과 실행 조건, 필요한 서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매매계약을 서두르기 전에 금융기관의 현재 안내를 확인하세요.
보증금 반환이 늦어질 가능성도 계획에 넣어야 합니다. 임대인이 다음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반환하겠다고 말하는 경우라면 새 세입자의 계약 진행과 무관하게 내 자금 일정에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보증보험 가입 여부, 계약 종료 통지, 임대인과 주고받은 내용은 따로 정리해 두세요. 계약 전 보증 가능성을 살피는 방법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안내에서 설명합니다.
매달 버틸 수 있는 숫자를 봅니다
매수 가능액은 은행이 빌려주겠다는 최대 금액과 같지 않습니다. 이사 후 매달 갚을 원리금, 관리비, 재산세, 수선 비용을 현재 주거비와 비교해야 합니다. 첫 달 납입액만 보면 부담이 작아 보여도 상환 방식에 따라 몇 년 뒤 지출과 남은 원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산을 세울 때는 대출금리 하나를 고정해 ‘정답 월납입액’을 만들기보다 금융기관이 제시한 조건으로 몇 가지 상환표를 받아 보세요. 원리금균등과 원금균등, 체증식처럼 구조가 다르면 같은 대출 원금이라도 초기 생활비 여유가 달라집니다. 보금자리론 체증식 상환 글은 이 차이를 읽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생활비의 안전선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거나 자녀 돌봄, 차량 교체, 부모님 부양 비용이 예정돼 있다면 평소보다 불리한 달의 현금 흐름으로도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관리비나 보유세를 빼고 계산한 대출 상환 여력은 실제 지출을 과소평가합니다. 해당 아파트의 지난겨울 관리비를 확인하는 방법도 관리비 비교 글에 정리했습니다.
맞벌이 가구라면 두 사람의 소득이 계속 유지되는 경우만 적지 말고 한 사람의 소득이 잠시 줄어드는 경우도 보세요. 육아휴직이나 이직처럼 예정된 변화가 있다면 그 기간의 현금 흐름을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대출을 갚을 수 있다’는 판단과 ‘생활을 유지하면서 갚을 수 있다’는 판단은 다릅니다. 매달 남는 금액이 지나치게 작다면 예상치 못한 수리나 병원비에 취약합니다.
집값 이외의 거래 비용을 분리합니다
계약금과 잔금만 준비하면 매수를 마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취득세와 등기 관련 비용, 중개보수, 이사비, 수리비가 별도로 발생합니다. 낡은 집을 산다면 입주 후 바로 고쳐야 하는 설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비용을 대출 실행액으로 모두 충당할 수 있다고 가정하지 마세요.
전세 만기와 매수 잔금이 어긋날 때 임시 거주나 보관 비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틀 차이라도 가구를 옮길 수 없는 경우가 있으므로 잔금·열쇠 인도·실제 입주 가능일을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매수 이후 곧바로 팔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므로 단기 시세 상승을 안전자금으로 넣는 계산은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예상 지출표에는 확정 금액과 추정 금액을 다른 칸에 적으세요. 계약서와 고지서로 확인한 액수는 확정, 아직 견적을 받지 않은 수리비는 추정으로 구분합니다. 후자를 0원으로 놓으면 집을 산 뒤 급하게 신용대출에 의존할 수 있습니다.
집을 오래 보유할 계획이 아니라면 다시 팔 때 드는 시간과 비용도 생각해야 합니다. 매수 직후 팔면 원하는 가격에 거래된다는 보장은 없고, 매도 시점의 세금과 중개비, 대출 상환 조건까지 영향을 줍니다. 몇 년 뒤 이사할 가능성이 큰 가구라면 매수와 전세 연장을 같은 기간으로 놓고 비교해 보세요. 이 비교는 집값 상승을 예측하는 작업이 아니라 선택을 바꾸기 어려운 기간을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계약 날짜를 정하기 전 확인할 순서
먼저 임대차 종료일과 보증금 반환 계획을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매수 계약금·중도금·잔금일을 놓고 자금 부족 날짜가 있는지 계산하세요. 대출이 필요하면 금융기관에서 심사 요건과 실행 일정을 확인하고, 매매계약서의 자금 관련 특약을 읽습니다. 해제 특약의 의미가 애매하다면 매매 계약 해제 특약 안내를 참고하되 실제 문구는 법률 전문가에게 확인받으세요.
반환이 지연됐을 때의 대안이 없다면 매수 시기를 늦추는 선택도 비교해야 합니다. 마음에 드는 집을 놓칠까 봐 일정 위험을 무시하는 것보다, 잔금일을 지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서류와 숫자가 맞아떨어진 뒤에야 지역 전망이나 집의 장단점을 비교할 여유가 생깁니다.
대출상품의 자격과 상환 조건은 시기와 상품에 따라 바뀝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안내와 이용할 금융기관의 실제 심사 결과를 확인하세요. 전세보증금 문제도 개별 계약과 보증 가입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글의 예산 순서를 개인 대출 승인이나 반환 시점의 보장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